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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가 말하는 것 vs. 진짜 원하는 것 – 디자이너의 번역 기능

by Cactis 2025. 3. 5.

 

디자이너는 단순히 시각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분석하고, 이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석하여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번역가’ 역할도 한다. 종종 클라이언트는 "깔끔하게 만들어 주세요" 또는 "세련되게 바꿔주세요" 같은 모호한 요청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들은 구체적인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는 어떻게 클라이언트의 말과 진짜 원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좁힐까?

 

 

클라이언트의 언어를 해석하는 디자이너의 능력

디자인 의뢰를 받다 보면, 클라이언트가 매우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원하는 바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고급스럽게 만들어 주세요"라고 하면, 이는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고급스러움이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미니멀한 블랙 앤 화이트 톤이 고급스러울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골드와 딥블루 같은 색상이 럭셔리함을 의미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디자이너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클라이언트의 진짜 의도를 파악한다.

구체적인 예시를 요청하기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스타일과 가까운 참고 자료(이미지, 웹사이트, 브랜드 등)를 요청하면 보다 명확한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 "세련되게"라는 단어만 듣고 디자인을 진행하기보다는, "어떤 브랜드의 디자인이 세련되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되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추가 질문을 통해 맥락 이해하기

클라이언트가 특정한 단어를 사용했을 때, 그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깔끔하게"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어떤 요소가 복잡하다고 느껴지시나요?", "어떤 부분을 정리하면 깔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같은 질문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대화를 유도한다.

디자인 언어로 재해석하기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의 말을 디자인적인 요소로 변환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좀 더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해주세요"라는 요청이 들어온다면, 감성적인 요소가 색감인지, 타이포그래피인지, 레이아웃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감성적인 디자인이 ‘부드러운 곡선’, ‘파스텔 톤 컬러’, ‘공간감을 살린 여백’ 등의 형태로 구현될 수 있다.

 

 

 

대표적인 모호한 요청과 그 해석법

클라이언트가 흔히 사용하는 모호한 요청을 몇 가지 예시로 살펴보고,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1) "깔끔하게 만들어 주세요."

👉 해석: 여백을 늘리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해 주세요.

클라이언트가 "깔끔하게"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보통 디자인이 너무 복잡하거나 요소가 많다고 느낄 때이다. 이 경우, 여백을 충분히 활용하고, 컬러 팔레트를 단순화하며, 정돈된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하면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추가 질문: "어떤 요소가 지저분하게 보이시나요?", "어떤 디자인을 봤을 때 깔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2) "고급스럽게 만들어 주세요."

👉 해석: 차분하고 정제된 색상과 폰트를 사용하고, 세련된 레이아웃을 적용해 주세요.

럭셔리함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가 생각하는 ‘고급스러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의 럭셔리함과 금융업계의 럭셔리함은 완전히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추가 질문: "어떤 브랜드의 디자인이 고급스럽다고 느껴지시나요?", "컬러나 레이아웃에서 원하는 분위기가 있으신가요?"

 

3) "좀 더 임팩트 있게 만들어 주세요."

👉 해석: 강한 대비, 굵은 타이포그래피, 시각적인 포인트를 추가해 주세요.

‘임팩트 있다’는 것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색상의 명암 대비를 높이거나, 강한 이미지 요소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추가 질문: "어떤 요소가 좀 더 강하게 느껴지길 원하시나요?", "기존 디자인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나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디자이너의 역할

클라이언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구현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 중 하나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디자이너도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워야 한다.

1) 비주얼 기반의 피드백 유도하기

디자인은 언어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에게 시각적인 자료를 활용한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시안 단계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옵션을 제시하고 클라이언트가 선호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오해를 줄일 수 있다.

2) 디자인 용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기

클라이언트는 디자인 전문 용어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그리드 시스템’, ‘컨트래스트’, ‘화이트 스페이스’ 같은 용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클라이언트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3)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 목표를 고려하기

디자인은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니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비즈니스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스타일뿐만 아니라, 해당 디자인이 브랜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너무 세련된 디자인이 브랜드의 타겟 고객층과 맞지 않는다면, 이를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을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해석하고 번역하는 역할을 한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역량이 발휘된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분석 능력을 갖춘 디자이너라면, 클라이언트가 말하는 것과 진짜 원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